회사생활을 하다보면 고의든 과실이든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습니다. 형사상 기소가 되는 등의 중죄가 아닌 경우에는 회사의 징계규정 등에 따라 징계처분이 되기도 하는데요. 징계는 해고와 마찬가지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하며,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없는 징계처분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징계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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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징계란 무엇인가

징계란 근로자의 기업질서 위반에 대해 사용자에 의해 부과되는 일종의 제재벌로, 사용자와 근로자 간 근로관계에 있어 불이익조치를 의미합니다. 징계는 기업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루어집니다. 근로자가 어떠한 비위행위를 했음에도 아무런 징계조치가 있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의 질서는 무너질 것이고, 형법 등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수많은 비위행위들로 인해 기업이 더이상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기업질서가 문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적절한 징계조치를 내리게 됩니다.

 

2. 징계처분의 종류

기업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징계처분의 종류에는 경고, 견책, 감급(감봉), 대기발령, 징계해고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징계처분의 종류는 징계규정 등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1) 경고 / 주의촉구

"경고"나 "주의촉구"는 경징계 또는 징계로는 보지 않지만, 비위행위 대상 직원에 경고성 메시지를 주는 방법입니다. 훈계성 조치이기 때문에 당장 시말서를 작성해야한다거나 어떤 불이익이 있지는 않지만, "경고"나 "주의촉구"가 누적되는 경우 등에는 가중처분되거나 승진이나 인사고과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해당 기업이 정하는바에 따름).

 

(2) 견책

"견책"은 경고나 주의촉구보다는 높은 처분으로, 보통 시말서 징구 및 인사고과 하향조정 등이 수반됩니다. 경징계로 볼 수 있지만, 인사고과 하향조정으로 말미암아 성과급, 승진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비위행위 대상자 본인에게는 중징계만큼 가슴아픈 처분일 것입니다.

 

(3) 감급(감봉)

"감급(감봉)"이란 원래 지급해야할 근로자의 임금에서 일정액을 공제하는 징계처분을 말합니다. 이러한 "감급(감봉)"은 근로기준법 제95조에서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감급의 한도를 정하고 있는점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4) 대기발령 / 직무정지 / 정직

"대기발령", "직무정지", "정직" 등은 근로관계는 계속되면서 해당 직무에 대해서는 금지하는 처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처분을 받는 때에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임금지급의 의무가 없습니다. 근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무노동무임금원칙). 다만, 근로관계는 유지된다는 점에서 근속년수는 계속 카운팅 되는 것이 특이점입니다.

 

(5) 징계해고

징계처분 중 가장 중징계인 "징계해고"입니다. "징계해고"는 사용자가 비위행위 근로자에게 일방적인 의사표시로서 근로관계를 소멸시키게 됩니다. 

 

3. 징계처분이 정당하려면

징계처분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가 요구됩니다. 첫째, 징계 사유가 있어야 됩니다. 둘째, 징계 수위(양정)이 적정해야합니다. 셋째, 징계 절차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해진바대로 잘 지켜져야합니다.

 

이 중 어느 것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 징계는 부당한 징계가 될 수 있고, 그에 대해 회사에 재심신청 및 노동위원회 등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징계사유가 존재할 것

징계규정 등 취업규칙에는 비위행위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취업규칙에서 정해져있지 않은 행위에 대한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경우에는 정당한 징계처분이 될 수 없습니다. 징계는 기업질서 유지를 위해 내려지는 것이므로, 처분 역시 취업규칙에 엄격히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 징계수위(양정)가 적정할 것

유사한 비위행위임에도 누구는 중징계를 받고, 누구는 경징계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기업질서가 유지가 될까요? 징계의 수위는 비위행위를 면밀히 따져보아서 구성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그 비위행위가 회사 정책을 따르려다가 이루어 진 것인지 아니면 고의가 다분한 것인지, 중과실이 있었던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러한 세밀한 검토 없이 내려지는 징계는 그 수준에 있어 사용자는 징계라는 인사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할 사항입니다.

 

(3) 징계절차를 거칠 것

징계와 관련하여서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에서 정하는 바가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기업이 징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절차를 거치도록 정하는지를 따로 취업규칙을 통해 정할 수가 있습니다.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 절차에 대해 상세히 정해두었다면, 그 절차를 모두 거친 징계만이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정해진 절차에 흠이 있다면 그 징계는 정당한 징계로 판단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징계를 하기 전 반드시 행위 대상자의 억울한 부분에 대해 소명(문서, 대면 등)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정해져있음에도 그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는 정당하지 않은 징계가 되는 것입니다. 징계위원회시 소명기회 제공으로 정해두고 징계위원회 개최일자를 하루나 이틀 전에 알려주어 대상자가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유도하는 경우에도 소명의 기회를 다 주었다고 할 수 없을 수 있으니, 충분한 시간과 장소적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4. 징계와 둘러싼 많은 문제들

(1) 시말서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또 다른 징계를 할 수 있을까?

시말서는 비위행위에 대해 근로자가 사실의 확인, 경위 등을 상세히 적어서 제출하는 경위서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시말서는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일 수 있으므로 그 요구 자체가 위법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였음에도 대상자가 불응하는 경우 가중처벌이나 괘씸죄를 적용해 더욱 무거운 처분을 내리는 경우에는 징계권의 범위를 일탈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또한, 시말서의 요구 내용이 사실관계 적시를 넘어 반성문이나 사죄문과 같이 양심의 고백을 요하는 방식인 경우에는 헌법이 정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어 위법할 수 있습니다.

 

(2) 자택대기명령 및 대기발령, 직위해제, 직무정지 등의 유효성

기업질서를 문란하게하는 비위행위를 저지른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안의 심각성과 급박성을 참작하여 자택대기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택대기명령은 사용자의 인사권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징계로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아직 징계처분이 내려기지 전 임시조치의 일환으로 임금을 전부 보전하면서 자택대기를 명하는 경우에는 유효성이 있는 명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기명령이나 직위해제는 자택대기명령보다는 징계에 가까운 처분입니다. 징계와 함께 규정이 되어 있는 곳도 있고 징계와는 별도로 정해진 회사도 있을 것입니다. 대기명령, 직위해제 등은 취업규칙에서 정해진바에 따라 적용할 수 있으며, 다만 이 때에도 정해진 내용을 준수하여야 정당한 대기명령, 직위해제 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대기명령이나 직위해제를 징계와는 멀리 사용자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으로 구분되어 적용하는 경우에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기명령 등에 대해 명확하게 그 절차나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러한 절차나 기준을 따라야하며, 업무상 필요성 및 생활상 불이익, 부당하게 긴 기간 등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3) 대기발령기간 경과로 당연해직 처분 할 수 있는지

대기발령을 일정기간 받은 후에, 복직발령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 대기발령의 기간이 경과하게 된다면 당연해직(면직)하게 되는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우리 판례는 대기발령의 정당성이 있고, 그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에는 대기발령기간 경과 등으로 당연해직(면직) 처분 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기발령 이후 대기발령의 사유(비위행위, 개전의 정 등)가 해소되지 않아 직위 부여를 하지 않는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당연해직 처분 역시 정당할 것입니다.

 

(4) 퇴직 이후 발각된 사유로 인한 징계

징계가 기업질서 유지라는 목적이 있는만큼, 퇴직 이후 발각된 사실에 대해 징계를 하는 것은 그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무효라고 판단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징계처분이 되기 전 알아야할 노무지식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징계 대상자, 징계 담당자 등은 징계처분에 앞서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정당한 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의 시간을 가져야합니다. 한 사람의 회사생활, 나아가서는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처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비위행위가 없어야겠지만, 억울함도 없어야겠습니다.

 

이상 구노무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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